최하위에서 정규시즌 2위까지, 결과가 아니라 태도를 찍다 — KB손해보험 스타즈 ‘위닝 멘탈리티’ 제작기

  • 클라이언트 · KB손해보험
  • 작업 종류 · 장편 브랜디드 다큐멘터리 (KB손해보험 스타즈 ‘위닝 멘탈리티’)
  • 작업 범위 · 기획 · 선수·프론트 인터뷰 디렉팅 · 초고속 카메라 경기 촬영 · 편집 · 본편/하이라이트/숏폼 자산화 설계
  • 기간 · 협의
  • 예산 · 협의
  • 성과 · 23-24시즌 최하위 → 24-25시즌 정규시즌 2위·포스트시즌 3위, 한 시즌의 반전을 기록
KB손해보험 스타즈 '위닝 멘탈리티' 브랜디드 다큐멘터리 예고편 썸네일

촬영을 시작하고 두 달쯤 됐을 때, 솔직히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거, 큰일나겠는데.’

팀을 갈아엎겠다며 새 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외국인 감독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짐을 쌌습니다. 자진사퇴였습니다. 홈으로 쓰던 경기장은 안전 문제로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는 팀’을 찍으러 들어왔는데, 정작 카메라 앞에서는 팀이 시작도 하기 전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다큐 제목은 이미 ‘위닝 멘탈리티’로 박혀 있었고요. 이기는 마음가짐을 찍어야 하는데 현장은 이기기는커녕 무너지는 그림이었습니다. 대본이 있었다면 이런 전개는 ‘너무 작위적’이라며 반려당했을 겁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보통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시작합니다. 클라이언트는 브랜드 자산이 될 영상을 기대하고, 제작사는 그 자산이 나올 만한 소재를 고릅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그 전제부터 깨진 채로 출발했습니다. 브랜드는 돈을 냈고, 카메라는 돌아가는데, 주인공인 팀은 무너지고 있었으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위기가 결국 이 다큐를 가장 좋은 다큐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그걸 그때는 몰랐을 뿐입니다.

위닝 멘탈리티, 우리가 찍은 건 우승이 아니었습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를 의뢰하는 분들이 거의 항상 먼저 묻습니다. “성적이 좋아야 다큐도 의미가 있는 거 아닌가요?” 반대입니다. 우승 트로피를 찍는 건 다큐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영상이면 됩니다. 다큐가 기록해야 하는 건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사람들이 무엇을 버텼는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우승이 아니라 ‘태도’를 주제로 잡았습니다. 한 시즌 동안의 변화 그 자체를요. 이기면 이기는 태도를, 지면 다시 일어서는 태도를 담으면 되니까, 성적표가 어떻게 나오든 이야기는 성립합니다. 이건 단순한 컨셉 워딩이 아니라 리스크 설계였습니다. 시즌 다큐는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는 채로 1년을 찍습니다. 주제를 ‘우승’에 걸어두면 팀이 지는 순간 다큐 전체가 같이 무너집니다. 반대로 주제를 ‘태도’에 걸어두면, 팀이 이기든 지든 모든 장면이 주제를 향해 모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 하나가 이 프로젝트를 살렸습니다.

좋은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거의 항상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주제로 걸 것인가’. 보여줄 장면은 현장이 정하지만, 주제는 기획이 정합니다. 그리고 주제가 튼튼하면 현장이 아무리 흔들려도 다큐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감독이 떠나고, 경기장이 닫혔습니다

배경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KB손해보험 스타즈는 직전 23-24시즌을 최하위로 마쳤습니다. 구단은 팀을 통째로 리뉴얼하겠다며 외국인 감독을 데려와 분위기를 바꾸려 했습니다. 그림은 좋았습니다. ‘바닥을 친 팀이 새 사령탑과 함께 반등한다.’ 누가 봐도 한 편의 드라마였고, 우리도 그 서사를 기대하며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감독이 개막 직전에 자진사퇴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홈 경기장이 안전 이슈로 셧다운됐습니다. 팀의 정체성을 보여줄 무대 자체가 사라진 겁니다. 홈은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팀 컬러, 팬, 응원, 공간의 분위기 — 브랜드의 얼굴이 거기 다 있습니다. 그 얼굴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가 기획했던 그림은 절반쯤 폐기됐습니다.

현장에서 카메라를 붙들고 ‘이걸 어떻게 살리지’를 매일 고민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때는 좋은 다큐를 만들 수 있을지보다 ‘이 프로젝트가 엎어지지 않을지’가 더 걱정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도 불안했을 겁니다. 브랜드 자산을 만들자고 시작한 일인데, 시작부터 악재만 쌓이고 있었으니까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 제작사가 하는 가장 나쁜 선택은 ‘좋은 그림이 나올 때까지 찍지 않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반대로 갔습니다.

위닝 멘탈리티 — KB손해보험 스타즈 경기 스틸

위기를 기획으로 바꾸기 — 주제를 다시 못 박다

기획이 절반 폐기됐을 때 우리가 한 건 새 기획서를 쓰는 게 아니라, 원래 주제를 더 세게 못 박는 것이었습니다. ‘위닝 멘탈리티 — 무너지지 않는 태도.’ 감독이 떠나고 홈을 잃은 팀은 이 주제에 오히려 완벽하게 맞는 소재였습니다. 멀쩡한 팀이 순항하며 우승하는 그림보다, 바닥에서 악재를 연달아 맞고도 버티는 팀의 그림이 ‘버티는 태도’라는 주제를 훨씬 더 강하게 증명하니까요.

관점을 바꾸자 위기가 소재가 됐습니다. 감독 공백 속에서 선수들이 서로를 다잡는 장면, 낯선 임시 경기장에서 치르는 첫 경기,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는 프론트의 움직임 — 원래 기획에는 없던 이 장면들이 사실은 가장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에서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종종 기회입니다. 계획대로 흘러간 영상은 광고처럼 보이고, 계획이 깨진 자리에서 진짜가 나오니까요.

‘이거 큰일나겠다’ 싶을 때, 카메라가 할 일

장편 다큐의 진짜 난이도는 화질도 장비도 아닙니다. ‘대본이 없다’는 것, 그 하나입니다.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찍기 시작하니까요. 위기가 닥쳤을 때 제작팀이 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단순합니다. 판단을 멈추고, 계속 찍는 것. 그리고 흔들릴수록 더 가까이 붙는 것.

‘지금 이 장면이 쓸모 있을까’를 현장에서 따지기 시작하면 반드시 중요한 순간을 놓칩니다. 무엇이 의미 있는 장면이었는지는 시즌이 끝나야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판단을 편집으로 미루고, 현장에서는 일단 담았습니다. 감독이 없는 코트, 낯선 경기장, 어수선한 라커룸 — 우리가 봤을 때 이건 ‘망한 그림’이 아니라 ‘버티는 그림’이었습니다. 위닝 멘탈리티라는 주제로 보면 오히려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무너지지 않는 태도는 이기는 순간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에 드러나니까요.

위닝 멘탈리티 브랜디드 다큐멘터리 촬영 스틸

인터뷰는 질문이 아니라 신뢰에서 나옵니다

경기 장면이 다큐의 골격이라면, 인터뷰는 그 골격에 피를 도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좋은 인터뷰는 좋은 질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말해도 되겠다는 신뢰에서 나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번 시즌 각오 한 말씀” 하면 누구나 모범답안을 말합니다. 그 모범답안은 다큐에서 가장 쓸모없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인터뷰는 순서를 설계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기 전에 시간을 두고,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이나 감독 공백 같은 민감한 주제는 라포가 충분히 쌓인 뒤에야 꺼냈습니다. 선수에게는 ‘성적’이 아니라 ‘그날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물었습니다. 추상적인 각오가 아니라 구체적인 순간을 물으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진짜를 말합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에서 시청자가 믿는 건 멋진 문장이 아니라 머뭇거림, 침묵, 구체적인 디테일입니다. 완벽한 멘트보다 솔직한 한마디가 늘 더 셉니다.

결과는 정규시즌 2위, 포스트시즌 3위

그리고 팀은 버텼습니다. 최하위에서 시작한 시즌을 정규시즌 2위, 포스트시즌 3위로 마무리했습니다. 개막 전에 감독이 떠나고 홈구장까지 닫힌 팀이 말입니다. 이건 각본으로 쓰면 거짓말 같아서 못 쓰는 전개입니다. 우리가 1년 내내 추적한 ‘변화’가 마지막에 숫자로 증명된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반전이 ‘운 좋게’ 다큐를 살린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만약 팀이 끝내 반등하지 못했어도 이 다큐는 성립했을 겁니다. 주제가 우승이 아니라 태도였으니까요. 다만 팀이 실제로 올라섰기에, ‘버티면 달라진다’는 주제가 해피엔딩까지 얻었을 뿐입니다. 결과는 보너스였고, 자산은 과정에서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1년의 기록은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시즌이 끝나면 순위표에 한 줄로 남지만, 그 한 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다큐로 남기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우리가 한 일은 그 사라질 것을 붙잡아 자산으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위닝 멘탈리티 — 정규시즌 경기 장면

한 번 찍어 시즌 내내 — 본편·하이라이트·숏폼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를 ‘한 편의 영상’으로만 보면 비쌉니다. ‘한 시즌치 콘텐츠 자산’으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본편 하나로 끝내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같은 촬영에서 본편(긴 호흡의 서사), 하이라이트(경기·감정의 정점), 숏폼(선수별 한마디·결정적 장면)을 동시에 뽑을 수 있게 촬영 단계부터 여러 비율과 길이의 소스를 확보했습니다.

역할은 이렇게 나뉩니다. 본편은 몰입과 신뢰를 만들고, 하이라이트는 응원의 확산을 만들고, 숏폼은 신규 도달을 만듭니다. 한 번의 시즌 촬영이 1년 내내 여러 채널에서 일하는 구조입니다. 제작비를 ‘편당 단가’로 보면 협상은 늘 깎기가 되지만, ‘한 번 찍어 몇 개의 자산이 나오고 얼마나 오래 일하는가’로 보면 같은 돈의 회수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좋은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촬영 전에 이미 이 자산화 구조가 설계돼 있어야 합니다.

권리와 절차 — 자산이 자산이 되려면

스포츠를 소재로 한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에는 행정직 베테랑도 골치 아파할 권리 문제가 따라붙습니다. 선수 초상권, 구단의 권리, 연맹의 경기 영상 사용 규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를 기획 단계에서 못 박아두지 않으면 완성된 자산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본편으로만 쓸 것인지, 광고 소재로 재편집할 수 있는지, 숏폼으로 잘라 SNS에 올릴 수 있는지까지 사용 범위를 미리 합의했습니다.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 놓고 권리가 막혀 본편 한 번 틀고 끝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자산화의 절반은 촬영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 권리 정리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비싼 일회용 영상’이 됩니다.

보험사가 왜 배구단 다큐를 찍나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브랜드가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면 공허합니다. 카피 한 줄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습니다. 신뢰는 남의 입으로, 그것도 실제 서사로 증명해야 작동합니다. 최하위에서 악재를 뚫고 다시 올라간 배구단의 진짜 이야기는, KB손해보험이 말하고 싶은 ‘버티는 힘’을 대신 증명해줄 그릇이었습니다. 광고는 기대를 만들고,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신뢰를 만듭니다. 둘은 역할이 다릅니다.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를 조회수만으로 평가하면 거의 항상 실망합니다. 조회수는 도달 지표일 뿐, 브랜드가 얻으려는 ‘신뢰 자산’을 직접 보여주지 못하니까요. 더 봐야 할 건 시청 지속률입니다. 30%·50% 지점을 얼마나 통과하는지를 보면 사람들이 서사에 실제로 몰입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정서적 반응의 질입니다. 댓글이 “광고네”인지 “이번 시즌 진짜 고생했다”인지에 따라 성패가 갈립니다. 후자가 많다면 브랜드 메시지가 ‘광고’가 아니라 ‘응원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는 신호입니다. KPI를 캠페인 종료 시점에 끊어 보지 말고, 분기·연 단위 누적 효율로 봐야 이 자산의 진짜 값이 보입니다.

KB손해보험 스타즈 위닝 멘탈리티 브랜디드 다큐멘터리 스틸

어떤 브랜드에 맞고, 어떤 브랜드엔 안 맞나

그래서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이런 브랜드에 맞습니다. 전하려는 가치(투지·신뢰·재기)가 소재의 실제 서사와 포개지는 브랜드, 성적·결과와 무관하게 ‘과정의 태도’를 주제로 잡을 수 있는 브랜드, 선수·구단·연맹 같은 권리를 기획 단계에서 정리할 수 있는 브랜드, 그리고 본편 하나로 끝내지 않고 하이라이트·숏폼까지 시즌 단위로 굴릴 의지가 있는 브랜드. 특히 금융·보험처럼 신뢰가 곧 상품인 업종에 잘 맞습니다.

반대로 안 맞는 경우도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당장 이번 분기 전환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브랜드, 빠른 도달과 클릭이 목적인 캠페인이라면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는 답이 아닙니다. 다큐는 신뢰를 누적하는 자산이지 즉시 성과를 내는 광고가 아니니까요. 그럴 땐 숏폼·퍼포먼스 광고가 맞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그림은 둘을 섞는 것입니다. 도달은 숏폼·광고가, 신뢰 자산은 브랜디드 다큐멘터리가 맡는 역할 분담이죠. 같은 KB손해보험과 작업한 스타즈 플레이오프 오프닝 영상, 산업의 담론으로 신뢰를 쌓은 업비트 ‘애프터 더 달러’, 그리고 우리 브랜드에 다큐가 맞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브랜디드 다큐 적합성 가이드에서 함께 보시면 결의 차이가 잡힙니다.

결과가 아니라 태도를 찍기로 했더니, 위기마저 콘텐츠가 됐습니다. 한 시즌을 통째로 자산으로 바꾸는 브랜디드 다큐멘터리를 구상 중이시라면 문의하기로 연락 주세요. 기획부터 같이 설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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