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앞에서 프로덕션이 가져야 할 태도
프로덕션이 생성형 AI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는 먼저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러다 점진적으로, 동시에 적극적으로 써보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모르는 것투성이이고 크레딧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만든 결과물이 실무에 쓰일지 확신이 서지 않는 날도 많습니다. 그래도 그 시간과 비용을 R&D로 보고 매일 손에 익히는 프로덕션이 결국 앞서 나갑니다.
이 글은 프로덕션(제작사)이 AI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동시에 영상 제작을 맡기는 담당자분께도 쓸모가 있습니다. 제작사의 AI 태도는 결과물의 품질과 일정, 위험 관리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실제 납품 작업에 AI를 쓴 사례와, 제작사를 볼 때 물어볼 질문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새 기술 앞에서 먼저 필요한 건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현업 관점의 대략적인 감으로 보면, 영상 업계는 기술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결국 뒤늦게 따라갑니다. 지금 AI 영상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모든 작업을 AI로 바꾸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새 도구가 프로덕션의 작업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열린 눈으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콘티나 시안처럼 이미 손이 많이 가던 단계부터 볼 수 있습니다.
닫힌 태도의 비용은 당장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몇 년 뒤 클라이언트가 AI로 할 수 있는 걸 묻는데 답하지 못할 때 드러납니다. 그리고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 순간 선택지가 하나 줄어듭니다.
받아들이되 단계적으로, 그러나 적극적으로
마음이 열려 있어도 손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쌓이지 않습니다. 수용적인 태도에 단계와 적극성이 함께 붙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본편 전체를 AI로 만들려고 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그보다는 내부 시안이나 레퍼런스 이미지처럼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곳에서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러다 손에 익으면 인트로나 자료 화면처럼 영상의 한 부분으로 넓힙니다.
단계적으로 간다고 천천히 가도 되는 건 아닙니다. 새 모델과 기능이 나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된 기술을 기다렸다가 쓰겠다는 생각으로는 그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담당자분이 제작사에 AI 활용을 물었을 때 구체적인 단계로 답한다면,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도입하는 쪽이 막히는 세 가지 지점
AI 영상을 처음 들이려는 프로덕션은 대개 같은 곳에서 멈춥니다. 이 역시 현업 관점의 대략적인 감입니다. 그리고 이 어려움은 실제로 있고 가볍게 여길 문제도 아닙니다.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
도구 종류가 많고 바뀌는 속도도 빠릅니다. 이미지, 영상, 음성, 음악 모델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작업에 무엇을 써야 하는지부터 막막합니다. 게다가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지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도구를 한두 개로 좁혀 깊게 써 보는 편이 길을 찾기 쉽습니다.
만만치 않은 크레딧 비용
대부분의 AI 영상 도구는 생성할 때마다 크레딧을 씁니다. 예를 들어 Runway 요금표(2026년 기준)를 보면, 월 625크레딧인 Standard 요금제로 Gen-4.5 영상을 약 52초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원하는 장면 하나를 얻으려면 여러 번 다시 생성하는 게 보통입니다.
현업 관점의 대략적인 감으로 보면, 익숙하지 않을수록 버려지는 생성이 많고 비용도 그만큼 커집니다. 담당자분이 받는 견적에서 AI 작업 비용이 생각보다 크게 잡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실험용 크레딧 예산을 달마다 정해 두면 부담을 관리하기 쉽습니다.
만들어도 실무에 쓰일지 모르는 불확실성
공들여 만든 결과물이 실제 납품에 쓰일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해상도와 장면 간 일관성, 저작권, 클라이언트의 수용도까지 따질 것이 많습니다. 그러다 결과물이 서랍에만 남으면 시간과 비용을 버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 시작 전에 해상도와 일관성 기준을 먼저 정해 두면 쓸 수 있는 결과물의 비율이 올라갑니다.
저작권 쟁점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026년 4월 공개한 AI·저작권 안내서 4종 모음에서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 결과물로 생기는 분쟁을 예방하는 안내서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 시간과 비용은 R&D로 계산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프로젝트 비용으로 보면 늘 손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연구개발 비용으로 보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R&D는 원래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대신 실패한 시도도 다음 시도의 자료가 됩니다. 어떤 프롬프트가 통하지 않는지, 어떤 장면은 아직 AI로 만들기 어려운지 아는 것 자체가 자산입니다. 그리고 이 지식은 남이 대신 쌓아 주지 않습니다.
저희는 2023년부터 AI 영상 R&D를 이어 왔습니다. 그 무렵 저희는 동물해방물결의 의뢰로 장편 탐사 다큐 「Dogspiracy (Moran Market Raid)」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생성형 AI가 막 시장에 등장한 초기라, 다큐에 AI를 접목하는 일 자체가 생소하고 위험 부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큐 속 인물들의 과거 장면을 모두 재연 촬영하는 것은 예산상 불가능했습니다.
마침 저희는 그때 생성형 AI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연 촬영 대신 생성형 AI 이미지로 과거 장면을 재연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식으로든 생성형 AI에 익숙해져 있던 덕분에 예산 안에서 제작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던 공부가 실제 프로젝트를 살린 셈입니다.
R&D로 쌓은 것이 실제 납품 작업이 된 사례
업비트 「애프터 더 달러」는 금융의 역사와 미래를 다룬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다큐에는 과거 자료 화면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겪어 본 바로는, 방송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에서 과거 영상과 이미지의 저작권, 사용 권한이 가장 까다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과거 자료 인서트 일부를 AI로 만들었습니다. 나머지는 구매했거나 저작권이 만료된 자료, 스톡 영상을 함께 썼습니다. 기록 사진을 그대로 움직이게 하지 않고 사진 속 역사적 장면을 AI로 새로 재구성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장면도 같은 방식으로 AI로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과거 자료 사용권 문제 없이 방송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검토를 통과했습니다.
이 다큐가 SBS 디지털자산 다큐멘터리로 방송된다는 소식은 한국강사신문의 2026년 4월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애프터 더 달러」 제작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작업에서 AI는 비용을 아끼는 도구보다 안전하고 새롭게 만드는 도구였습니다. 여기서 저희가 말하는 안전함은 권리 문제로 쓰기 어려운 장면을 새로 만들어 쓰는 것, 실사로는 구현하기 어렵거나 비싼 장면을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움은 그동안 예산 때문에 포기하던 장면을 기획 단계에서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365mc가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한 커진옷 기부 캠페인에서는 영상의 인트로를 AI로 만들었습니다. 영상 전체를 AI로 바꾸지 않고 시청자의 눈을 붙잡아야 하는 도입부에만 썼습니다. 앞에서 말한 단계적 도입이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이렇게 쌓은 경험 위에서 2026년에는 AI만으로 만든 장편 드라마 「허주 개문의 장」도 공개했습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매일 써보는 습관입니다
R&D라는 마음가짐이 서면 남는 것은 습관입니다. 큰 프로젝트가 있을 때만 AI를 꺼내 쓰면 늘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합니다. 반대로 작은 작업에도 일단 써보는 쪽이 훨씬 빨리 늡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획 회의용 이미지를 AI로 한 장 만들어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여기에 새 모델이 나오면 같은 장면으로 비교해 보고 팀 안에서 잘된 사례와 안 된 사례를 짧게 나누면 배움이 빨리 퍼집니다.
이렇게 쌓인 감각은 클라이언트 앞에서 드러납니다. AI로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아직 어려운지 바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제작사를 고르는 담당자에게는 이런 답이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됩니다.
담당자분이 제작사를 볼 때 물어볼 질문
AI 영상을 함께 검토할 제작사를 찾는다면 아래 질문을 써 보시길 권합니다. 제작사를 고르는 전반적인 기준은 좋은 영상 제작사의 기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물어볼 질문 | 믿을 만한 답의 신호 |
|---|---|
| AI 영상 작업을 언제부터, 어떻게 해 왔나요? | 시작한 시기와 해 온 방식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
| 공개하거나 납품한 AI 결과물이 있나요? | 실제로 볼 수 있는 작품이나 링크를 보여 준다 |
| AI를 쓸 단계와 쓰지 않을 단계를 어떻게 나누나요? | 장면이나 공정별로 기준을 설명한다 |
| 저작권과 초상권 위험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 쓰는 도구의 약관과 확인 절차를 말한다 |
| 아직 AI로 어려운 건 무엇인가요? | 한계를 숨기지 않고 예를 들어 설명한다 |
써본 곳만이 AI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특히 눈여겨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AI 영상을 쓰면 제작비가 크게 줄어드나요?
일부 단계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품질과 안전성을 맞추려면 반복 생성과 검수가 필요해 생각보다 줄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비용은 작업 범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상담에서 함께 정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처음 AI 영상을 시도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곳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 단계의 시안, 콘티, 레퍼런스 이미지가 대표적입니다. 결과물이 납품에 쓰이지 않아도 팀의 감각은 그대로 남습니다.
AI로 만든 결과물을 실제 광고나 브랜드 영상에 써도 되나요?
쓸 수 있지만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사용한 도구의 이용 약관, 저작권, 초상권, 클라이언트의 내부 기준을 함께 봐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안내서로 기준을 먼저 잡아 두고 이 부분을 미리 설계한 제작사와 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AI 영상 도입을 함께 고민하고 계신다면
AI 영상을 어디까지, 어떻게 쓸지는 브랜드와 프로젝트마다 다릅니다. 다큐에 필요한 과거 장면이나 실사로 찍기 어려운 장면이 있다면, 기획 단계에서 AI로 풀 수 있는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가 해 온 작업은 스튜디오 스탠드 AI 영상 서비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계시다면 프로젝트 문의 페이지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이 칼럼은 스튜디오 스탠드가 발행합니다. 브랜디드 다큐멘터리와 CF, AI 영상을 만드는 프로덕션의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