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문제를 풀기 위한 작은 아이디어 — JTBC×제일기획 ‘독플갱어’ 제작기
- 클라이언트 · 제일기획 (캠페인 파트너: JTBC, 코리안독스)
- 작업 종류 · 공익 브랜디드 캠페인 영상 (JTBC×제일기획 ‘긍정왕 김땅콩 — 독플갱어’)
- 작업 범위 · 연출 · 캠페인 비주얼 촬영 · 캐릭터 포스터·타이틀 디자인 · 본편 기획·편집
- 기간 · 협의
- 예산 · 협의
- 성과 · JTBC 온에어 노출

공익 캠페인 일을 할 때 가장 먼저 깨야 하는 믿음이 있습니다. ‘메시지가 착하면 알아서 퍼진다’는 믿음입니다. 현장의 경험은 정반대입니다. 착한 메시지일수록 무거워지고, 무거운 콘텐츠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스킵하는 대상이 됩니다. 유기견은 그 전형입니다. 누구나 ‘안타깝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슬픈 영상을 끝까지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JTBC×제일기획·코리안독스의 ‘긍정왕 김땅콩 — 독플갱어’는 무게를 정면으로 들지 않았습니다. 발상을 뒤집었습니다. ‘유기견 문제를 유기견이 풀게 한다.’ AI로 나와 닮은 유기견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중심에 둔 캠페인이었고, 스튜디오 스탠드는 그 캠페인의 비주얼을 맡았습니다. 무겁고 착한 메시지를, 회피되지 않는 화면으로 번역하는 일이었습니다.
독플갱어 — ‘나와 닮은 유기견’이라는 한 단어
네이밍부터 콘셉트를 통째로 압축했습니다. ‘독플갱어’는 개(dog)와 도플갱어를 겹친 말입니다. ‘세상 어딘가에 나를 닮은 유기견이 있다’는 발상을 단어 하나에 담았습니다. 이름만 듣고도 무슨 캠페인인지 짐작되고, 한 번 들으면 잘 안 잊힙니다. 공익 캠페인에서 이건 큰 무기입니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메시지는 멀어지니까요.
구조는 이렇습니다. JTBC 웹예능 캐릭터 ‘긍정왕 김땅콩’이 캠페인의 얼굴이 되고, 제일기획이 캠페인을 설계하고, 유기견 구조 단체 코리안독스가 현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AI로 사람과 닮은 유기견을 매칭한다’는 실제 기능이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스탠드는 연출을 맡아 캐릭터 포스터·타이틀 디자인부터 본편의 핵심 컷, 그리고 캠페인 현장의 촬영까지 비주얼 전반을 맡았습니다.

착한 메시지일수록 외면받는다 — 브랜디드 캠페인 영상의 딜레마
공익 캠페인의 진짜 목표는 인지가 아니라 행동의 전환입니다. ‘안타깝다’에서 멈추면 실패입니다. 관심·입양·후원이라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과제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첫째, 유기견은 본질적으로 슬픈 소재입니다. 슬픈 콘텐츠는 회피됩니다. 둘째, 방송사·대행사·비영리단체가 함께하는 다자 협업은 명분과 파급력을 키우지만, 각자의 톤과 목적이 다르면 메시지가 흐려집니다. 무게는 살리되 외면받지 않게, 여러 파트너의 목소리는 하나로 봉합하기 — 이게 이 브랜디드 캠페인 영상의 핵심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이 두 과제는 보통 서로를 잡아먹습니다. 무게를 살리면 외면받고, 가볍게 풀면 메시지가 날아갑니다.
메시지가 아니라 ‘실제 기능’이 중심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이 보통의 공익 광고와 갈린 지점이 여기입니다. 대부분의 캠페인은 ‘메시지’를 만듭니다. 독플갱어의 한가운데에는 실제로 작동하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AI로 사람의 얼굴과 유기견의 얼굴을 매칭해 ‘당신과 닮은 유기견’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영상 속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돌아가는 캠페인의 축이었습니다. (AI 서비스의 개발·운영은 캠페인 파트너들이 맡았습니다.)
우리 일은 그 ‘진짜’를 진짜처럼 담는 것이었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유기견은 섭외된 ‘모델견’이 아니라 실제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었고, 김땅콩이 유기견을 안고 있는 장면도 연출된 설정이 아니라 실제 캠페인 현장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광고처럼 매끈하게 꾸미는 대신, 실제 현장을 또렷하게 담는 쪽을 택했습니다. 이 진짜가 캠페인의 설득력을 만들었습니다.
비주얼을 맡는다는 건 단순히 예쁘게 찍는 게 아닙니다. 캠페인이 가리키는 실제 기능과 현장이 화면에서 ‘진짜로 보이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시청자가 ‘좋은 얘기네’에서 끝나지 않고 ‘나도 한번 해볼까’로 넘어가려면, 화면 속 모든 게 연출이 아니라 사실로 읽혀야 했으니까요.

캐릭터로 죄책감의 방어막을 내리다
‘김땅콩’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세운 건 무게 문제를 푸는 핵심 장치였습니다. 캐릭터는 메시지를 ‘설교’가 아니라 ‘놀이’로 바꿉니다. 사람은 죄책감을 자극하는 콘텐츠 앞에서 본능적으로 방어막을 칩니다. 그런데 친근한 캐릭터가 앞에 서면 그 방어막이 스르르 풀립니다. 김땅콩이 먼저 웃기고, 그 웃음 사이로 유기견의 진짜 모습이 들어오는 구조였습니다.
캐릭터는 또 하나의 이점이 있습니다. 시리즈로 재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단발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IP로 굴릴 여지가 남습니다. 다만 함정도 분명합니다. 캐릭터가 너무 강하면 정작 공익 메시지가 옅어집니다. 사람들이 김땅콩만 기억하고 유기견은 잊는 거죠. 그래서 연출 단계 내내 김땅콩의 유머와 유기견의 진짜 모습 사이의 비율을 저울질했습니다. 웃음이 메시지를 데려오되, 웃음이 메시지를 덮지는 않도록.
웃음과 현실을 번갈아 — 연출의 순서
다자 협업 캠페인에서 현장이 지킨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메시지 위계를 정리했습니다. 방송사·대행사·비영리단체의 목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1순위 메시지인지부터 합의했습니다. 이 캠페인의 1순위는 ‘입양·관심으로의 행동 전환’이고, 캐릭터의 재미는 그 전환을 돕는 수단으로 분명히 자리매김했습니다. 위계가 흔들리면 모두의 메시지를 욱여넣다가 아무 메시지도 안 남습니다.
다음은 톤의 배합입니다. 김땅콩이 직접 말하는 장면, 코리안독스 유기견들의 진짜 모습, 김땅콩이 유기견을 안고 있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교차시켜 정서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했습니다. 너무 웃기면 가벼워지고, 너무 진지하면 외면받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되 화면의 정서는 끝까지 따뜻하고 가볍게 유지하는 것 — 이게 연출의 기준선이었습니다.

연출이 아니라 ‘진짜’를 담는 일
이 캠페인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과정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광고는 결과물만 매끈하게 보여주고 만드는 과정은 감춥니다. 독플갱어는 반대로, 실제 유기견 봉사와 매칭 기술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캠페인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우리는 그 진짜 현장을 카메라로 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요즘 시청자는 ‘잘 만든 광고’를 의심합니다. 매끈할수록 ‘돈 썼네’라고 읽힙니다. 반대로 진짜 현장이 화면에 들어오면 그 진정성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래서 촬영의 목표는 ‘멋있게’가 아니라 ‘진짜처럼’이었습니다. 김땅콩이라는 캐릭터의 재미와, 실제 봉사·현장이라는 진짜가 한 영상에 같이 담겨서 ‘재밌는데 진짜다’라는 드문 조합이 가능했습니다. 공익 콘텐츠가 가장 갖기 어려운 게 바로 이 조합입니다.
공익 소재의 리스크와 ‘이후’
공익·동물 소재는 작은 뉘앙스도 크게 번집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같은 메시지가 특정 산업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톤이 되지 않도록 표현 수위를 파트너들과 함께 점검했습니다. 좋은 의도로 만든 콘텐츠가 엉뚱한 논쟁에 휘말리면 메시지는 통째로 묻힙니다. 공익 콘텐츠에서 리스크 관리는 제작만큼 중요한 공정입니다.
그리고 캠페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어야 합니다. AI 매칭이라는 실제 기능, 입양으로 이어지는 동선, 후속 콘텐츠까지 처음부터 그려놓지 않으면 메시지는 공허해집니다. 영상이 끝나는 순간 ‘그래서 어떻게 입양해요?’라는 질문에 답이 없으면, 그 감동은 그냥 휘발됩니다. 공익 캠페인은 ‘이후’까지가 기획이라는 말을,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JTBC 온에어, 그리고 그 다음
독플갱어는 JTBC를 통해 온에어로 노출됐습니다. 방송사 캐릭터(김땅콩)를 활용한 캠페인이 방송사 채널을 타고 나간다는 건, 디지털 광고만으로는 닿기 어려운 대중적 도달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다만 온에어는 끝이 아니라 도달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한 번의 캠페인이 여러 곳에서 일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방송용 본편, 디지털용 컷다운, 김땅콩 중심의 캐릭터 콘텐츠, 그리고 실제 AI 매칭 서비스로 이어지는 동선까지 — 본편 하나로 끝내지 않고 채널별 역할을 나눴습니다. 브랜디드 캠페인 영상을 ‘한 편의 광고’가 아니라 ‘캠페인 자산 묶음’으로 보면, 같은 제작비가 훨씬 오래, 여러 채널에서 일합니다. 더구나 김땅콩이라는 캐릭터와 캠페인 IP가 남았으니, 시즌 2로 이어갈 토대까지 만들어진 셈입니다.
어떤 브랜드·기관에 맞나
캐릭터 기반 공익 브랜디드 캠페인 영상은 이런 경우에 잘 맞습니다. 메시지에 사회적 명분이 있고 그 명분이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단기 인지뿐 아니라 행동 전환(입양·참여·기부)을 KPI로 설계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캠페인 이후의 실제 조치와 후속 콘텐츠까지 이어갈 의지가 있을 때입니다. ESG·CSR을 진행하는 기업, 비영리단체와의 협업을 고려하는 브랜드, 자체 캐릭터 IP를 키우려는 미디어 기업이 특히 궁합이 좋습니다.
반대로 안 맞는 경우도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명분과 브랜드의 연결고리가 약한데 ‘착해 보이고 싶어서’ 공익을 빌리면, 시청자는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그 순간 캠페인은 역풍을 맞습니다. 또 캠페인 이후 실제로 바뀌는 게 없다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같은 동물 주제를 다큐의 정공법으로 다룬 Dogspiracy : Moran Market Raid와 비교하면 톤의 차이가 잡히고, 브랜디드 콘텐츠 전반의 관점은 브랜디드 콘텐츠 가이드에서, 영상 제작 전반의 흐름은 영상 제작 완전정복 가이드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외면되지 않게, 그러면서 메시지의 무게는 잃지 않게 — 독플갱어처럼 캐릭터·공익·실제 현장을 하나로 묶는 캠페인의 비주얼을 찾고 계시다면 문의하기로 연락 주세요. 기획·연출부터 촬영·편집까지 캠페인의 화면을 책임지겠습니다.
